[Writing] 완구와 애니메이션, 콘텐츠 와 OSMU (One Source Multi Use)의 문제 Writing (Main?)

링크 : 거대로봇과 완구

관련포스트에 덧글 달려다가 꽤 길어질 거 같아서
따로 포스팅 합니다.

글을 올리면서 민망한 소리이기는 하지만
우선, 별로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퇴고없이 쓴 것이라 양해바랍니다.
그래도 쓰고싶은 때 안 쓰면 아예 잊어버리는게 저인지라...

아울러 몇몇 거칠고 무례한 표현들이 나오지만
스스로는 각 업계에 애정을 가지고 썼다고 생각합니다.

종사자 여러분의 양해 바라며,
그중 평소 제가 알고 지내는 분들도 제가 어떤 놈인지 아실테니
본 뜻을 헤아려주십사 재삼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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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제작진들(회사나 제작자 말고)도
완구회사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은 아니지만...

한국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하자면...

SI프로젝트에서,
프로그램을 쓸 갑이 만들어달라고 이것저것 요구를 던지면
기획/마케팅/영업부서가 요구하는 대로 OK 때릴 때...
과연 저놈들이 같은 회사사람인지
개발부서가 받는 압박을 생각하는 건지.. 하는 문제로
개발부서는 기획/영업 쪽과 반목하지요. (거의 일반적으로)
(당연 기획/영업 쪽은 그 나름대로 입장이 있는 거지만요.
이 밑의 글이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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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콘텐츠의 범위나 한계를 어디로 보느냐의 문제랄 수도 있는데요,
애니메이션이라는 범주를 책임지거나 중요시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 퀄리티를 떨어뜨리거나 창작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하면
당연히 반발하게 됩니다. 그건 그 사람의 영역이고 자존심이니까요.

과거에는 애니제작자의 능력이 완구제작자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랄까...)
이 관점이 올바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만화-애니에서 자극받은 창작력은 3차원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90년대 초 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퀄리티의 프라모델, 완구, 피규어 들이
이제는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80년대 초에 발키리 같은 가변 변신로봇이 설계되며
그 씨앗이 생겨났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레벨에 달하면 그 쪽도 역시 자기들의 결과물에 자부심이 생기는
거지요.

게다가 일본 애니는 이미 빅뱅을 지나 산업으로 자기매김했고,
그렇기에 제작비나 아이디어에 압박을 많이 받기 때문에
80년대와 같은 모험심이나 열기는 없어진 상태입니다.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완성 퀄리티는 모형/완구 쪽이 더 낫지요.

TV 드라마 보다 영화가, 영화보다 CF나 뮤직비디오가 더 퀄리티가
높아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에.. 다 그렇지는 않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아실테니 이해 바랍니다.)


전체 콘텐츠의 범위나 한계로 이야기가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6~70년대는 방송국에서 방송하려고 애니를 수주하고
프로덕션은 그냥 만들어주면 끝났지만,
이젠 거기에 식품회사가 붙고 완구회사가 붙습니다.
비디오도 팔리고 LD도 팔리고 DVD도 팔리니 그 전체 산업들이
다 각각 벌기도 하고 각각 수익을 나눠가지기도 합니다.

이제 애니 하나 만으로는 성립이 안되는 산업입니다.

애니만의 자존심? 애니만의 승부?
에바와 비밥 바로 전의 무수한 Low Quality 애니들이
그 좋은 결과물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일본은 80년대에 대작극장판 애니의 흥행신화는 끝났습니다.

극장을 통한 영화라는 채널 자체가 몰락하는 것도 문제거니와
극장에서만의 흥행성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도라에몽이나 미야자키 작품 등 한정적인 작품들이고
그걸로 전체 산업이 지탱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일본 애니계는 특성 상 블록버스터 급보다는
작가가 자기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다는 B급의식이 강해서
전체 산업의 타깃이 대중과 매니아 사이의 꽤 넓은 영역에
어정쩡하게 퍼져 있었지요.

TV애니메이션의 경우,
프로덕션 입장에서 TV방송국에서 주는 돈으로만
꾸려 만드는 것은 이제 자살행위가 되어버렸습니다.

예전처럼 광고대행사(덴츠 등)가 TV방송국과 스폰서를 이어주면
TV방송국이 돈을 벌면서 스폰서의 리콰이어먼트를 받고,
프로덕션에는 이를 하청주듯 (하청이지요.)
푼돈 주어서 제작하게 하는 관행이 오래되면서
프로덕션이 여유가 없어지자,
그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90년대 초에 나디아에서 모범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그게 고스란히 한국 애니 하청에도 압박이 되었지요.)

에반게리온의 경우 완구회사 없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히트치고,
완구회사가 없으니 물주없이 만들어진 메카닉에 대해서는
가이낙스가 거의 절대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제작위원회 방식의 활성화)

사실 기타 회사들이 캐릭터, 메카닉 쪽의 라이센스 권을
가지고 움직일 회사가 별로 없었는데
이는 반은 노린거고 반은 어쩔 수 없었다지요, 아마...

여하튼 결과적으로 가이낙스는 에반게리온이라는 전체 콘텐츠 중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의 수익을 쥘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극장판은 퀄리티가 한참 올라가긴 했지요.

단지 그것 뿐?
뭐 지금 가이낙스가 살아있는 것을 보는 것도 그 덕분이랄 수 있습니다.
(에바 이전의 모든 가이낙스 '애니'가 가이낙스 입장에서는 적자였다는데
아무리 봐도 그건 사실 같거든요.)
게임(전뇌학원,프린세스메이커 등)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가이낙스는 90년대 후반에 망했었을 겁니다.
이미 모기업인 제네랄프로덕츠는 도마뱀꼬리가 될 수 밖에 없었고요.
(반다이 비주얼은 돈을 벌었겠지만) <- 포인트

그런 극단적인 실패와 성공의 예를 들었습니다만,
일단 전체적인 애니 산업이 90년대 이미 다 그런 지경에 빠졌습니다.
(스튜디오 지부리는 언제나 예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방송사들은 애니제작사들이 덴츠와 방송사 통제에서
어느정도 자유롭게 돈을 벌 수 있는 구도를 허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업이 망할 지경이 되었으니까요.

한국도 I.T.업계를 표준노임으로 계속 묶어두면 저 꼴 날 겁니다.
미쳤다고 SI 하고 있습니까,
도 아니면 모라고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은
리스크 있어도 돈 벌린다는 데로 가지요.

지금의 한국 게임산업도 사실 그렇게 큰 겁니다.

이미 80년대 후반에 한국 IT 업계 하부는 3D 노가다판이 되었으니
만년(나이먹어도 붙어있으면 다행) 착취당하는 인생이 되느니
스스로 리스크 짊어지고 돈벌겠다고 업체 만들어
게임이나 IT 도전한 사람들이 다 사장되고 성공한 것입니다.
(표현이 거칠어졌지만 IT업계 분들도 이해 바랍니다.)

또 이야기가 곁가지로 빠졌는데,
이렇게 범위를 '애니'가 아닌 '콘텐츠'로 보게 되면
애니제작자들의 의견은 일부가 됩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실제 애니 제작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미 고개 돌리고 싶은 분도 많을 겁니다.
그런걸 신경쓰는 것 부터가 邪道(사도)라고
인식하시는 분들도 꽤 되니까요.
(한국에는 몇 없으려나요.
실제 제작자 랄 사람이 많지도 않고 경험도 없으니...)

정리하자면
내적으로는 애니제작자의 퀄리티가 떨어진 것,
외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애니부분의 비중이 낮아진 것과
파생상품 (캐릭터, 메카닉 등) 산업의 퀄리티가 높아진 것
의 문제인데요.

자기가 모든 자본 들여 만들 작품도 아니고,
남의 돈 받아 하는 프로젝트라면 크든 작든 일어나는 마찰입니다.
그걸 서로 어떻게 조율하느냐, 보다 시너지를 일으키느냐에
성공의 관건이 있겠지요.

덧글 중 '제기'의 이야기가 있지만
적극성을 가지면 요요나 팽이처럼
성공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덧붙여서...

사실 우리나라 음악-MP3계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예가 될텐데...
제작-유통-소비 라는 큰 줄기는 같기 때문이겠지요.

게임이나 SI 쪽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되려... 솔직히 만화/애니는 말할 필요가 없는 지경이군요.
(말 해봤자 별 쓸모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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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디아, 정말 많이 회자 되는 아니메... 2005/04/21 01:17 #

    [Writing] 완구와 애니메이션, 콘텐츠 와 OSMU (One Source Multi Use)의 문제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나디아 이야기가 어김 없이 또 나오는군요. 누구나가 인지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섬 부분에 대해 토라우마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은 진짜 진짜 중요한 부분인데 왜 그렇게 된건지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가고 있죠 -_- 레이아웃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출, 원화, 색채설계 등에서 문제가... 보통, 동화만 넘기는데 원화를 한국에 줬기 때문...... more

덧글

  • 알트아이젠 2005/04/20 23:08 # 답글

    애니의 퀄리티는 거지같고 원래 게임이 원작이라하더라도 관련상품의 퀄리티는높은걸 따지자면, 록맨 에그제가 생각납니다.(...그나저나 에그제 애니가 3기까지 나온게 참 신기할따름입니다)
  • ZAKURER™ 2005/04/20 23:29 # 답글

    좋은 이야기 잘 경청하였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업적'이란 말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듯 하더군요. 순수 아트라는 부류도 상업성에서 완벽히 자유롭지는 못한 환경일진대 말이죠. :-)
  • Ruri 2005/04/21 01:46 # 답글

    퍼스트 건담에서 선라이즈와 스폰서와의 마찰 이야기는 대단하더군요... 솔직히 스폰서 아니었으면 지온 메카는 오직 자쿠뿐이었으니 스폰서의 공헌도 인정해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유피테르 2005/04/21 06:28 # 답글

    순수 아트라는 측면에서만 애니를 만들기에는 돈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질수 없는게 현실이지요..
  • 功名誰復論 2005/04/22 09:42 # 답글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에 3차 서비스같은 예술을 원하지만 실상은 2차 산업이라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데빌냐옹이 2005/04/23 13:24 # 답글

    수입 절반 이상이 작품 직접 시청(TV 및 영화관 시청)이나 2차 영상 가공물(비디오, DVD, VCD 등)이 아닌 완구를 포함한 캐릭터 상품임을 볼 때 이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죠. 건담이 반다이의 건프라 홍보 영화로 점점 변질된 것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상업성을 배제하고 작품을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그렇지만 그 상업성 때문에 뒷길로 빠지는 작품을 보면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 자유로운 2005/04/24 00:18 # 답글

    작정하고 처음부터 완구로 나간 조이드는 어떤 의미로 대단한건지도 모르지요. 이쪽은 완구 만들고 나서 애니를 만들었으니까요.
  • EST_ 2005/04/25 22:55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결국은 업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니 아무래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군요.

    그리고 너무 늦었습니다만 링크도 신고드립니다.
  • oracle 2006/06/27 21:45 # 답글

    뒤늦게 좋은 글 읽었습니다. 참... 비유가 잘 와닫네요.
  • 노바 2006/10/18 22:12 # 삭제 답글

    좋은글 늦었지만 잘 읽었습니다.
  • 지누 2008/03/27 10:30 # 답글

    트랙백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제가 모르는 주제라 감히 드릴말씀은 없지만 나디아 퀄리티 저조 문제의 가닥은 이해했습니다 ^-^

    자주 올께요~ ^^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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